물건이 아니다
더 나아가 동물 학대 행위를 방지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사회적으로나 생태적으로 가장 미약한 존 재에 대한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동물 학대 행위는 사회에서 가장 지위가 낮은 존재에 대한 혐오 내지 차별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한 행동을 용인하거나 그 위법성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 밖의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 내지 차별적 행동, 폭력적 행동까지도 간과하거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될 수도 있다. 동물에 대 한 학대를 막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는 생명을 가지고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에 대한 존중 이라는 관점과 연결되기 때문이고, 더 나아가 단순히 동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존중과 보호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에 대한 보호와 학대 방지는 단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지위에서 가지고 있는 도덕적 의식과 의무감에서 필요한 것을 넘어서서 전체 사회 구성원의 존중과 배려 및 보호라는 관점에서 인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다.
*울산지방법원 2020. 5. 8. 선고 2019고단3906 판결, 유정우 판사 (진도견 학대에 대한 검찰 구형보다 더 엄중한 징역형 선고)
🔖 물론 동물 학대에 대한 모든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그 심각성에 준하는 판결이 선고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판결은 ‘동물권 감수성이 뛰어난’ 일부 재판부에 의해서만 내려지고 있을 뿐이다. (…) 양형 기준을 확립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은 법에 따라 합리적인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현재의 법정형을 고려하여) 범죄 억제 효과를 일으킬 만큼 강력해야 하며, 피해 동물의 수, 동물이 입은 고통 등 피해의 정도, 범행의 수법과 동기, 주도성・잔인성・반복성・보복성・계획성 여부, 동종 범죄 전력 유무, 피해 회복 여부 등도 선고에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